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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恨)은 한반도에 살던 민족이 외부 민족에게 갖가지 억압을 받으면서 생겨난 '일종의 정서'를 말한다.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루지 못해 가슴에 응어리가 짐, 이라는 단어 풀이의 단순한 해석도 있다. 사전적 의미로만 따지면 은 한국에만 해당되는 정서는 아니다. 그러나 문화적 관점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한국만큼 민족적으로 한이라는 정서에 집착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특히 민간신앙에서까지 한이 나타는 경우는 같은 동아시아권에서도 평범한 케이스가 아니다.

그나마 가장 유사한 정서를 가진 한자권 문화에서 한국은 특출나다. 일본은 공동체를 위해 복종하고 의무를 다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기 때문에 "기무"의 원칙에 따라 깊은 원한을 품는 일이 없다. 설령 있다 해도 기리를 갚는 것으로 해원하면 될 일이다. 중국은 현실주의적인 유교의 가르침을 따름과 동시에 소인배로 취급되는 것을 경계했고, 외부 민족에 의한 억압의 영향도 적었다.

서양에 가도 한국의 한을 문화적 의미까지 풀어낼 수 있는 단어는 없다. 가장 유사한 단어는 '원망', '분노', '절망'이 있으나 한의 근본적인 뜻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한국은 민간신앙만이 아니라 판소리, 설화를 비롯해 조상들이 오랫동안 승계해왔던 모든 문화에 한을 집어넣었다. 피지배계급은 지배계급에게 강력한 불만이 있었으나 이를 다른 국가들처럼 복종이 미덕이라고 받아들이지도 않았고, 혹은 백성이 주도하여 왕조를 뒤엎지도 않았다. 여자들의 한도 눈에 띄게 많다. 한국은 중국 이상으로 유교에 관심을 갖고, 독자적으로 발전시킴과 동시에 여자들을 강하게 억압해왔기 때문이다.

유교에는 신이 따로 없기 때문에 종교적인 정신의 지지대가 없었던 점이 여성들의 한을 더욱 심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교와는 엄연히 다른 상황이다. 조상신은 여성을 천국으로 데려가주지 않는다.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겪은 한민족은 무능한 정부와 약한 국력에 의해 끊임없이 불안을 겪고 가족을 잃어야만 했다. 만일 조선이 망할 시점에 일제강점기가 아닌 한민족의 새 국가가 들어섰다면 얘기는 달라졌을 것이나, 오히려 일제가 한반도를 먹어치우면서 한의 정서는 깊어질대로 깊어졌다.

현대에도 한과 유사한 정서는 계속해서 이어져오고 있다. 한국인들은 화병에 자주 걸리는데, 이 화병이라는 개념은 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1996년 미국 정신과협회에서는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병이 바로 화병이라는 사실을 공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