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
하는 일마다 매번 실패한 비운의 도련님
라이벌과의 싸움에서 매번 패배한 비운의 인물이자 영원한 2인자
소개
원소는 원봉의 아들로 이 원씨 가문이야말로 한나라 최고의 명문 가문이다. 3대를 거치는 동안 한나라의 사실상의 최고봉 관직인 3공(사공, 사도, 태위)을 4명이나 배출했으며, 여자 하나 잘 태어나서 팔자가 완벽하게 달라진 하씨 가문의 하진()과 쌍벽을 이루는 명문 가문이다.
뭐 이렇게 말하면 "이야~ 원소야말로 정말 끝장나게 좋은 가문 사람이로구나~!"라고 감탄을 하겠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다. 원소는 귀족 남자와 노비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서자였는데, 이 때문에 같은 가문의 적자인 이복동생 원술()에게 매일 "형님"이 아닌 "천민 핏줄 새끼"라는 호칭을 듣는 굴욕을 견디며 하루하루를 살아야만 했다. 이 때문에 원소와 원술은 형제이긴 하나 그 사이는 원수지간이었다.
문제는 원소의 마음속에는 오직 서출이라는 이 신분적 결함에만 연연했고 그 때문에 겉멋에 거의 목숨을 걸다시피 했다. 기록에 의하면 원소는 투구를 절대로 쓰지 않았지만 갑옷은 언제나 순금으로 만든 무겁기만 한 갑옷을 고집했다고 묘사되어 있다. 투구를 쓰지 않은 것은 원소가 무지하게 잘생겨서 거의 손책()이나 주유() 수준의 미남이라서 그 잘나고 잘난 얼굴을 드러내기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인간이 하는 일마다 다 실패로 돌아갔고 이 원소라는 놈은 하는 짓거리마다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는 것과도 같은 위험천만한 짓거리들뿐이라는 게 문제였다. 십상시()를 함부로 죽여서 서량의 군벌인 동탁()을 조정에 들어앉게 했으며, 안량()과 문추()같은 쓰레기를 중용하는 바람에 전투마다 패배한데다가 충신인 전풍()을 스스로 죽이는 과오까지 저질렀다.
서양 역사에 원소와 닮은 인물이 딱 하나 있다. 바로 영국의 탐험가인 로버트 팔콘 스콧()이라고 라이벌인 노르웨이의 탐험가인 로얄 아문센()과 남극점 먼저 도착하기 시합을 벌였다가 패배하고 죽은 놈이 원소와 성격이 아주 많이 닮았다. 스콧 역시 탐험에 필요한 개를 끌고 가는 게 아니라 겉멋만 작살날 뿐 추위에는 말도 안 되게 허약한 조랑말을 끌고 남극에 갔었다. 원소나 스콧이나 둘 다 겉멋에 목숨 거는 위인일 뿐이다.
능력
굳이 따지자면 그 잘난 놈의 원씨 가문의 계승자라는 신분이 능력이라면 능력이랄 수 있겠다. 뭐 그 잘난 신분 덕분에 영재교육을 받았으니 보통 평범한 사람보다는 다방면에서 뛰어나긴 했을 것이다. 하지만 제 잘난 맛에 살고 겉치레를 목숨처럼 여기는 위인은 한계가 있는 법이다. 때문에 외모는 자신의 친구인 조조()보다 뛰어나긴 했어도 실제 그 재능은 조조보다 아래였다. 원소와 조조는 어려서부터 친구였는데 원소는 환관의 양손이라 혈통의 정체가 모호한 조조를 항상 자신보다 급이 낮은 놈으로 취급했고 그 결과 성격도 오만해져서 자신을 단련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원소가 내세울만한 능력이라는 건 명문 귀족인 원씨 가문에서 가르치는 영재교육으로 받은 능력. 뭐 그 정도에 지나지 않음이다. 딱 그만큼밖에 안 된다.
두뇌 면에서의 평가
일자무식만 간신히 모면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영재교육을 받았으니 어느 정도 대가리가 돌아가긴 할 것이다. 허나 원소 이 화상은 참모들의 능력을 조율하는 능력이 없다. 그저 귀가 얇은 위인일 뿐이라서 간신인 곽도()가 뭐라 한마디 하면 그런 곽도를 다그칠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곽도가 시키는 대로 했다. 이 때문에 전풍과 같은 충의지사들이 원소 본인의 손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그런즉 원소는 유비와는 정반대로 학식은 있으되 실전에 필요한 두뇌는 없다고 보면 된다. 게다가 이 인간 안목이 완전 개판인지라 십상시들이 그나마 지방 호족들을 견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함부로 죽여서 동탁을 중앙 조정으로 끌어들이는, 사실상의 미친 짓거리를 했으며 안량과 문추 같은 속된말로 줘도 안 갖는 쓰레기들을 인재랍시고 중용했다. 게다가 지가 잘못해서 동탁을 조정에 불러들여 놓고서는 전투에는 직접 관여조차 못했으며, 오히려 자기가 맹렬히 싫어하는 원술이 반 동탁 연합군을 주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원소야말로 그런 스펙인간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그 정도로 원소는 공부는 잘했으나 머리를 쓰는 방법을 몰랐던 위인이었다.
무술 면에서의 평가
이것 역시 내세울게 못된다. 딱 영재교육을 받은 그것만큼 밖에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십상시를 죽이기 위해 직접 뛰어든 것 말고는 원소가 제대로 무예를 보여준 적도 없었다. 딱 거기까지다.
게다가 반 동탁 연합군의 총사령관이 되긴 했으나, 실제로는 원술 혼자서만 지휘하고 손견 혼자서만 싸우는 형국이 되었다. 게다가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능력도 없어서 동탁이 낙양을 버리고 장안으로 튀자 각 제후들과 치열하게 밥그릇싸움이나 하고 자빠졌고, 이 와중에 유표가 손견의 영지를 멋대로 도적질하자 손견은 그걸 되찾으러 갔다가 암살당하고 이렇게 반 동탁 연합군은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이런 걸로 미루어보면 원소가 대규모 전투를 이끌었던들 큰 활약이 있었다고 보긴 매우 힘들다. 뭐 보통 평범한 사람보다는 군재가 뛰어나긴 했겠지. 그래도 그 잘난 원씨 가문에서 영재교육을 받은 몸이긴 했으니까... 뭐 굳이 따지자면 사관학교에서 꼴등으로 장교로 임관한 놈 수준의 군재를 가졌다고 보면 된다.
인격
항상 제 잘난 맛에 사는 녀석 주제에 콤플렉스는 쩔었다. 특히 원술만 보면 그 콤플렉스가 장난 아니게 발동했는데 그 때문에 없는 군공을 억지로 만들려고 십상시를 도륙하는 병크를 터뜨렸다. 게다가 겉멋만 쩔어서 항상 곽도만 편애하는 바람에 자신의 진영에서 내부분란을 야기했다.
제 잘난 맛에 사는 놈은 사탕발림을 하는 간신배의 아주 훌륭한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데 원소가 딱 그런 위인이었다. 그 때문에 인격이 완전히 개차반임에도 불구하고 한나라 황실 종친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유씨를 자기 아내로 맞이하는 누를 범했다. 이 유씨라는 년이 어떤 고약한 년이냐 하면 원소가 죽자마자 조서를 날조해서 자신의 아들들과의 후계 문제에서 멋대로 3남인 원상을 후계자로 삼은 뒤, 원소의 첩 5명을 백각형으로 죽여 버리고 그 시체도 참수하고 머리를 박박 깎은 뒤 더러운 숯검정과 먹물로 얼굴을 칠하고 이마에 지옥에나 떨어지라는 저주문을 써놓았다. 이런 걸 아내라고 얻은 원소야말로 판단력은 0에 수렴하며 개인감정에 의해 움직이는 위인일 뿐이었다.
처세
자기가 갖고 있는 콤플렉스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콤플렉스에 질질 끌려 다니기만 했다. 이 때문에 원소는 처세를 완전히 시궁창으로 했고 그 결과 동탁의 득세 → 자신의 패망 → 조조의 득세로 이어지는 리사이클을 겪어야 했다. 뭐 굳이 이득을 따지자면 하진의 전횡을 막았다는 것 하나 정도.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비싼 값을 치른 게 원소다.
원소가 어찌나 처세를 개판으로 했는지 원소는 시종일관 죽 쒀서 개 주는 짓거리만 무한 반복했다. 십상시 처단이라는 죽을 쑤어놓고도 그걸 동탁에게 주고 관도대전이라는 죽을 쒀서 그걸 조조에게 줬다. 이 얼마나 병신 같은 처세인가?
결국 원소의 처세로 이득을 본 건 십상시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들어간 동탁, 그 동탁과 싸워 이긴 손견, 손견의 후견인 원술, 그 동탁으로부터 천황을 구출하러 갔다가 털려서 졸지에 인기스타가 된 조조 이 4사람들뿐이지, 정작 이런 일을 저지른 장본인인 원소는 자신의 처세로 이득을 본 사람 명단에는 없었다. 그래서 원소는 처세를 아주 못했다고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