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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숲:Sudo위키/거짓말의 여운 속에서

큰숲백과, 나무를 보지 말고 큰 숲을 보라.

「거짓말의 여운 속에서」 (거짓말의 餘韻 속에서) 는 1967년 3월 20일에 발표된 김수영의 시입니다.

본문

사람들은 내 말을 믿지 않는다
詩評의 칭찬까지도 詩集의 서문을 받은 사람까지도
내가 말한 정치 의견을 믿지 않는다

봄은 오고 쥐새끼들이 총알만한 구멍의 조직을 만들고
풀이, 이름도 없는 낯익은 풀들이, 풀새끼들이
허물어진 담밑에서 사과껍질보다도 얇은

시멘트 가죽을 뚫고 일어나면 내 집과
나의 정신이 순간적으로 들렸다 놓인다
요는 정치 의견이 맞지 않는 나라에는 못 산다

그러나 쥐구멍을 잠시 거짓말의 구멍이라고
바꾸어 생각해보자 내가 써준 詩集의 서문을
믿지 않는 사람의 얼굴의 사마귀나 여드름을―

그 사람도 거짓말의 총알의 까맣고 빨간 흔적을 가진 사람이라고―
그래서 우리의 혼란을 승화시켜 보자
그러나 그러나 그러나

일본말보다도 더 빨리 영어를 읽을 수 있게 된,
몇 차례의 언어의 이민을 한 내가
우리말을 너무 잘해서 곤란하게 된 내가

지금 불란서 소설을 읽으면서 아직도 말하지
못한 한 가지 말―정치 의견의 우리말이
생각이 안 난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의 부피가 하늘을 덮는다 나는 눈을
가리고 변소에 갔다 온다
사람들은 내 말을 믿지 않고 내가 내 말을 안 믿는다

나는 아무것도 안 속였는데 모든 것을 속였다
이 죄에는 사과의 길이 없다 봄이 오고
쥐가 나돌고 풀이 솟는다 소리없이 소리없이

나는 한 가지를 안 속이려고 모든 것을 속였다
이 죄의 여운에는 사과의 길이 없다 불란서에 가더라도
금방 불란서에 가더라도 금방 자유가 온다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