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숲:뉴스/2023년 상반기 신경망 AI 붐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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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enouis
요즘 대세가 된 IT 소식으로 인공신경망 기반 AI 서비스가 있다. 이제 인공지능은 더 이상 영화 속 도구가 아니다. 당신의 바로 옆으로 다가온 인공지능 서비스! 오늘은 2022년 말부터 시작된 신경망 AI 붐에 대해 알아보자.
신경망 AI, 요즘 왜 이리 소란인가?
그것은 인간의 신경 세포의 신호 전달과 판단을 선형대수학 이론에서나 볼 법한 행렬/벡터 연산으로 모사가 가능하니 그걸 따라하면 인간처럼 뛰어난 지능을 가진 도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에서 신경망 AI 개념이 출발한 것을 드디어 상용화하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인공신경망 개념 연구는 서기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기술력이 딸려서 당대에는 구현하지 못하다가 2015년 이후에야 다시 등장 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2022년, 코로나19가 끝나고 주저앉아버린 IT 시장에서, 삼성전자도 울고 인텔도 울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울고 구글도 우는 이 시점에, 두 개의 신경망 AI 서비스가 IT 시장 뺨다구를 때리며 예상보다 강력하고, 예상보다 빠르게 정보기술 시장을 다시 팽창시켰다.
Novel AI와 Stable Diffusion
2022년 10월 3일, Novel AI란 사이트가 나와 이미지 제너레이터라는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 서비스는 Stable Diffusion이라는 이미지 생성 AI 프레임워크에 Danbooru라는 온갖 종류의 인물 그림(평범한 실사체 그림부터 일본 아니메풍 그림, 심지어 R-18 이미지 컨텐츠까지!)을 긁은 사이트의 데이터베이스를 집어넣고 트레이닝을 거쳐 고품질의 이미지를 뽑아내었다. 사실상 인간은 월 10달러에 사이트 재화를 구매해 Novel AI에 뽑아내고 싶은 인물 이미지의 특징을 태그 리스트로 집어넣은 다음, 적절하게 옵션을 조절하고 사이트 내 재화를 지불해 생성을 시도하는 것으로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뽑아낼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물론 AI가 완벽하지 않아서 몇몇 부분은 인물 이미지가 기괴한 형태로 나온다던가, 뭔가 2% 아쉬워서 리터칭(이미지의 일부분을 사람이 수작업으로 수정)을 해야했다지만 이미 그 정도만 수정해도 그림이 완벽해지는 시점에서 노동력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당장 DeviantArt와 Pixiv에 AI의 도움으로 생성한 이미지가 다수 올라왔었으며, 그나마 원래 창작자들을 배려해 AI 태그 유무를 필수로 지정하도록 한 Pixiv와 달리 DeviantArt는 AI 사용을 권장하는 행보를 보여 비판받는 등 전 세계의 모든 그림쟁이들 사이에서 한바탕 큰 논란이 일었다.
오죽하면 같이 발표된 스토리텔러도 충분히 혁신적이었으나(GPT 3의 토큰 갯수 단점을 완화하여 괜찮은 플롯의 텍스트 어드벤처를 뽑아냈었다) 이미지 제너레이터에 묻혀버혔다. 그러나 NovelAi의 스토리텔러의 부진의 한을 풀어주려는 듯, 같은 언어 생성 모델인 GPT3을 사용한 또 다른 서비스가 공개되는데...
ChatGPT의 등장
2022년 11월 10일, GPT 버전 3을 손보고자 GPT의 개발팀인 OpenAI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을 받아 ChatGPT라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시한다. 개발팀은 그저 결함 해결만을 원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NovelAI로 달아오르기 시작한 시장은 ChatGPT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다. 온갖 종류의 요청을 ChatGPT가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처리하자 대중들은 더욱 흥분했고, 그냥 미래 산업의 한 가능성 정도로 GPT를 바라보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인기에 놀라 재빨리 투자금을 두 배(100억 달러를 2019년에 박았는데 2023년에 또 100억달러를 박았다)로 늘리며 수익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어 1억명이 넘는 가입자가 ChatGPT에 몰렸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한 술 더 떠서 GPT를 개량해 빙신으로 불리며 좋은 뜻 나쁜 뜻 다 불리며 2류 검색 엔진 취급 받던 Bing에 자동으로 검색 결과를 정리해 던져주는 New Bing 서비스를 추가하고 이런 깔끔한 자료 정리는 기업 내 사무직의 존재 의의를 날려버릴 수준이었기에 사람들은 드디어 기술적 특이점으로 엄청난 노동 집약이 발생하는 것이냐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영향을 받은 회사
- NVIDIA: 이번 유행의 최대 수혜자. 2006년부터 발표한 CUDA 플랫폼을 일찌감치 병렬 연산이 필요한 인공신경망 연구에 특화시켜서 신경망 AI 연구는 NVIDIA의 그래픽 카드가 없으면 불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었다가 코로나19 이후의 PC 시장 축소의 영향을 기업 실적에서 무시하는 걸 넘어 아예 회사가 스스로 IT 시장과 기업의 상품 생산 전략을 대번에 뒤바꿔놓는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강력한 호재를 얻게 되었다. 결국 2023년 5월 30일에는 컴퓨텍스 시장 기조 연설에 NVIDIA의 사장이자 창립자인 젠슨 황이 서게 되었으며 이때 H100 등 신규 AI 서비스용 반도체 제품을 내놓는 모습을 보여주어 주가 400달러 돌파와 시총 1조달러 돌파를 동시기에 달성하며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애플, 메타, 테슬라의 뒤를 이어서 역대 최강의 미국 전기전자 및 정보 기술 분야 기업의 반열에 들었다.
- Microsoft: 이번 유행의 둘째 수혜자. ChatGPT LLM 서비스의 개발자인 OpenAI 팀에 투자했다가 대박을 터트리고 신경망 AI 서비스의 수익성을 입증해내는 데에 기여했다. Novel AI 이미지 제너레이터가 OpenAI의 Dall-E 기반이 아닌 Stability AI라는 다른 AI 개발 프로젝트 팀의 산물인 Stable Diffusion 기반이기에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의 이미지 생성 활용은 간접적인 혜택을 받았으나, Novel AI의 스토리텔러와 ChatGPT는 OpenAI가 선두에 서는 데에 성공하면서 아예 회사의 다음 먹거리를 GAN 기반 AI 서비스로 잡고 Bing을 개선하여 Google을 엿먹이거나, Microsoft Copilot이라는 AI 문서/데이터 생성 및 정리 서비스를 선보여 기업용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에 박아넣고 생산성 향상이 된다며 홍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심지어 Copilot은 윈도우 11이나 윈도우 12에 기본 탑재될 수 있다고 한다!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이번 유행의 국내 최대 수혜자. NVIDIA의 AI 반도체와 그래픽 카드에 필요한 메모리를 공급하는 존재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RAM 감산을 논해야 할 정도로 실적이 좋지 않았으나 엔비디아가 끌어올리는 시장 동향에 탑승하는 데에 성공하여 실적과 주가를 상당히 복구해냈다.
- Google, Meta(구 페이스북): 이번 붐의 최대 피해자. 각자 개발하던 LLM 서비스 제품을 내놓을까 말까 간보며 계속 개발하다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선제 타격을 맞고 부랴부랴 Bard와 챗봇을 내놓았으나, GPT의 개선을 따라가기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Google은 NVIDIA 못지 않게 TPU 개발, TensorFlow 개발 지휘 등 AI 산업에 투자해온 것이 많았던 터라 속이 엄청나게 쓰리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인텔, AMD: 숨겨진 피해자. NVIDIA가 AI 서비스용 가속기 제품과 신경망 AI 개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승승장구할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텔은 2010년대 중반의 R&D 능력 붕괴의 여파에 아직도 시달리면서 CPU로도, GPU로도, 심지어 FPGA나 맞춤형 반도체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AMD는 더욱 속이 쓰라린데, 다른 회사들이 AI 서비스 붐에서 한몫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은 것과 달리 NVIDIA의 컴퓨텍스 기조 연설 2주 뒤 진행된 자체 AI 컨퍼런스에서 AMD의 AI 가속기인 Instinct의 제휴사들 목록에서 AI 서비스 분야의 큰 손들을 끌어들이지 못했다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130달러를 넘어가려던 주가가 한 주만에 20달러 넘게 폭락하게 되었다. AMD 입장에서 더 속이 쓰린 것은 엔비디아의 H100 제품에 들어가는 HBM RAM은 원래 AMD가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와 함께 그래픽 카드용으로 개발했던 적층형 램 제품이라는 것이다. 결국 AMD는 사실상 자폭이나 다름없는 성적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나마 컨퍼런스에서 같이 발표했던 EPYC CPU는 엔비디아 GPU 및 AI 서비스 가속기를 제어하는 용도로 쓸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일 정도.
그 외에 Adobe가 Firefly라는 AI 이미지 생성기를 포토샵 내에 집어넣는 등 IT 기업들이 데이터 생성 AI 서비스의 수혜를 누리는 모습을 대체로 보이고 있다.
한편 2018년 OpenAI 팀과 갈등을 빚어 스폰싱을 그만두었던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OpenAI가 이렇게 뜬 것에 대해 AI 기술 발전이 너무 빠르다고 비판하였으나, 애널리스트들은 일론 머스크가 속으로는 엄청 쓰라린 기분이 들어서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대신 뉴럴링크 등의 프로젝트를 언급하는데 이전에 베리칩 등의 사례에서 더 나아간 개념으로 연구가 진행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AI 산업 붐에 대한 테슬라 측의 대응으로 미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전망
앞으로도 이미지, 음악, 영상, 문학, 보고서와 신문 기사 등 AI를 이용하여 데이터를 만들어 파는 제품과 서비스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손을 아껴서 임금으로 나가는 지출을 줄이는 것은 이익의 극대화 내지는 최대화를 기본 목표로 삼는 기업에게 절대 버릴 수 없는 이익 증대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신경망 AI 붐은 AI의 위력을 대중들에게 강력하게 각인시켰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이 AI와 경쟁이 붙어 지면 어떻게 하냐는 비관론도 제기되었다. 이미 사무직에 필요한 노동력이 대폭 절감 가능해진 시점에서 기술적 실업을 다시 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AI를 누구나 제대로 활용할 기회가 주어지면 그래도 괜찮겠으나, 현재 IT업계의 큰 손들이 이런 AI 서비스를 더 쉽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오히려 작은 기업들이나 개별 컨텐츠 생산자들은 큰 손들에게 의존하거나 경쟁력을 잃고 파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한편 그림 인공지능의 경우 학습 데이터와 그 산출물의 저작권에 관한 이슈가 뜨겁다. 과연 AI의 작업을 거친 이미지는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자와 얼마나 상관있냐는 것. 자기 이미지가 AI 학습에 쓰이기 싫다고 이미지 공개 및 사용을 철회하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늘어났으며, 반대로 AI를 활용하여 그림을 그린 뒤 사람이 그린 것처럼 속이려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영상 제작이나 음성 AI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음성을 학습시켜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게 하거나, 혹은 영상을 학습시켜서 비슷한 스타일의 과학 교양 영상을 제작하는 것을 리뷰엉이라는 영화 속 과학 소재를 다루는 유튜버가 저격하는 등 AI에 관한 법적인 문제는 앞으로 계속 생길 것으로 보인다.
또 개인정보나 회사 기밀이 AI 서비스의 학습 데이터에 섞여들어가는 보안 참사에 관한 문제도 제기된다. ChatGPT에 회사 특허와 관련된 코드를 입력한 것에 대한 회사들의 직원 징계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안 교육이 상당히 중요해졌다.
학교에서도 AI 사용법을 배우기 시작하는 등, GAN을 비롯한 신경망 AI는 앞으로도 인간의 삶에 더 깊게 파고들 것으로 전망된다.